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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2017-08-29T00:13:36+00:00

2016. 8. 29. <시사인천> “인천메세나협회 발족으로 인천문화생태계 조성해야”

작성자
admin
작성일
2017-02-08 01:22
조회
1817
지난 8월 23일 남구 도화동 JST제물포스마트타운 세미나실에서 ‘문화예술, 사회적경제조직 운영사례로 본 가치와 방향성’이라는 제목의 토론회가 열렸다. 이 토론회는 인천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와 인천아트마켓조직위원회가 공동주최했다.

문화예술 사회적기업 정착 단계부터 잘 운영해야

▲ 지난 8월 23일 남구 도화동 JST제물포스마트타운 세미나실에서 열린 ‘문화예술, 사회적경제조직 운영 사례로 본 가치와 방향성’ 토론회 모습.

첫 발제에 나선 전경희 인천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이하 지원센터) 센터장은 “2014년에 지원센터가 오픈했다. 문화예술에 관심은 많지만, 어렵다”고 운을 뗀 후 “문화예술을 사회적경제 안에서 녹여내기 위해 함께 고민하자”고 말했다.

전 센터장은 “인천시와 산하 구ㆍ군 10개 중 사회적경제 관련 조례가 있는 곳이 5개이고, 그중 인천시와 남구만 운영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고 말한 뒤 “관련 조례도 실정에 맞고 지역색깔에 맞게 변경해야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사회적경제란 취약계층을 위한 일자리 창출과 사회서비스 제공 과정에서 창출되는 경제활동이다. 2014년 설립된 지원센터의 올해 주요 지원 사업은 판로확대 지원ㆍ홍보 지원ㆍ네트워크 활성화ㆍ사회적경제 육성이다.

전 센터장은 “사회적기업에 물어보니 팔 곳이 없다고 한다. 제안서를 만들어 여러 곳을 다녔지만 관심이 없었고 문화예술을 단순히 ‘끼워 넣기’ 식으로 하는데, 첫 단추부터 잘 끼우는 게 중요하다. 정착 단계부터 잘 맞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적경제 육성 사업으로 소셜창업실 운영ㆍ경영 카운슬링ㆍ디자인개발 지원 등을 하고 있는데, 향후 청소년과 청년 대상 사업을 계획 중이라고 전 센터장은 밝혔다.

전 센터장은 마지막으로 문화예술분야 사회적경제의 지원방향을 제안하면서 “문화예술정책은 지역을 기반으로 확대해야하고, 문화예술분야 사회적기업 역시 지역기반 사업모델을 확대해야하며, 지역의 역사와 문화는 물론, 주민생활과 밀접한 문화예술 서비스와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공급하는 게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문화프로덕션 도모’의 다양한 시도

이어 강원도 춘천에 있는 ‘문화프로덕션 도모(이하 도모)’의 황운기 대표가 ‘우물 안 경제 속 도모하는 일’이라는 제목으로 ‘도모’ 설립과 성장과정을 말하고 ‘우물 안’에 대해 설명했다.

문화예술분야 사회적기업인 ‘도모’는 2012년 ‘착한 복지’라는 사례로 예술경영컨퍼런스 으뜸상을 받기도 했다. ‘재미있는 일을 도모하자’는 취지로 ‘도모’라고 이름을 지었다고 설명한 황 대표는 “적은 급여지만 구성원의 행복을 위한 기업을 위해 ‘착한 복지’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처음엔 연극 극단으로 시작해 전문예술단체, 사회적기업으로 성장했고, 사회적 기업 그룹으로 커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여성가족부 지정 ‘가족친화우수기업’과 강원도 지정 ‘강원 선도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고, 다양한 ‘상주단체 지원 사업’이 큰 힘이 됐다고 덧붙였다.

‘우물 안’이라는 표현에 대해선 “지역(로컬) 경제를 의미하는 말”이라며 “지역의 규모 차이는 있지만, 개념 차이는 크지 않다”고 운을 뗐다. 이어서 “‘도모’의 경우 로컬은 마을인 옥천동이고, 춘천이고, 강원도 영서권이고, 대한민국일 수도 있다. 로컬은 우물 안이라는 말이다”라고 한 뒤 “사회적경제에서 로컬은 중요하다. 예술로 먹고 살아보자는 게 시작이다”라고도 덧붙였다.

황 대표는 “아무리 좋은 공연 콘텐츠를 만들어도 시장이 형성되지 않는 게 문제다. 그래서 우리 ‘우물 안’부터 뒤져보기로 했다. 춘천에서 대학을 다니는 학생, 지역 유지들, 지역 공동체 사람들을 만났다. 우리가 아는 사람들부터 직접 만났다. 그게 ‘우물 안 마케팅’의 핵심이다”고 말했다. 장기 공연이 쉽지 않은 지역문화생태계에서 이런 방식으로 관객과 관계를 맺고 조직하는 데 성과가 있었다고 했다.

“지원 사업을 하면 작품을 집중해 만들기 쉽지 않다. 좋은 작품을 내 돈 들여 만들고 거기에 지원금을 덧붙여야한다. 작품은 판매할 수 있는 상태여야 한다. 예술행위자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생계유지 등을 위해 판매할 수 있는 상태를 만들어야한다”

‘도모’는 사회적기업 그룹으로 거듭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자회사로 여행사를 두고 있고, ‘크리에이티브 도모’라는 연구소도 만들었다. 전국 8개 지역 예술단체들과 대한민국 소극장 열전 협동조합을 만들어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도 했다.

기업의 문화예술 후원, 업태와 특성 파악하는 게 중요

▲ 지난 8월 23일 남구 도화동 JST제물포스마트타운 세미나실에서 열린 ‘문화예술, 사회적경제조직 운영 사례로 본 가치와 방향성’ 토론회 모습.

마지막 발제에 나선 김태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화예술후원센터 팀장은 문화예술 후원(메세나) 사례를 발표했다.

김 팀장은 문화기본법ㆍ지역문화진흥법ㆍ문화예술후원활성화에 관한 법률 등, 기업 메세나와 공공과 협력 활동을 위한 제도적ㆍ정책적 기반을 마련했고, 이에 근거해 민간과 공공이 협력하기 위한 사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무조건 협찬해달라고 하면 효율적이지 않다. 어떤 기업이 어떤 것에 관심을 갖는지를 봐야한다. 초점을 못 잡으면, 기부금 사업은 없다. 문화단체들은 자신들의 공연이 다 좋다고 한다. 그러나 기업의 입장에서는 해보지 않은 일을 하고 싶어 한다. 누구나 해온 김장 나눔이나 연탄배달을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기업의 담당자는 새로운 것을 하고 싶어한다”고 조언했다.

김 팀장은 구체적 사례로 포스코 기업의 1% 나눔 제도를 들었다. 그는 “포스코 1% 나눔재단이 지역 철강산업단지에서 음악 자선 공연을 했다. 또 하나는 지역 무형문화재 보유자와 협업한 ‘이음 프로젝트’인데, 포스코는 전통예술에 관심이 많다. 기업의 요구에 맞게 제안해야한다. ‘우리 단체가 공연하니까 협찬해 달라’고 하는 건 아니다. 전략적으로 사고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 팀장은 기업의 업태와 특성 등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 뒤, 성주재단의 사례도 들려줬다. 성주재단은 여성 가방을 만드는 기업이 만든 재단이다. 그 회사의 소비자는 여성이라, 성주재단은 차세대 여성예술가를 위해 지원한다.

인천시, 문화예술 사회적경제조직 마케팅교육 강화해야

발제가 모두 끝난 후 토론이 이어졌다. 첫 번째 토론자인 이준성 (주)메쎄아시아 대표이사는 “인천시에서 사회적기업 육성을 위한 다양한 정책들을 시행하고 있는데 실질적 효과를 만들기 위해서는 자금 지원뿐만 아니라 자금 집행에 대한 관리와 교육이 이뤄져야한다”며 특히 마케팅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문화예술 사업 중 일반인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것 중의 하나가 이벤트성 아트마켓 행사라고 말한 이 대표는 “대부분 판매를 위한 행사나 소규모 지역행사로 그치는 경우가 많다”고 한 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기획을 바탕으로 복합적인 요소를 포괄하는 행사가 필요한데 공연ㆍ행위예술ㆍ퍼포먼스ㆍ먹거리 등, 다양한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대표적 아트마켓 행사로 ‘핸드메이드코리아페어’와 ‘서울국제핸드메이드페어’를 예로 들며 참여자들의 의식 변화와 적극적인 자세 유도, 상품 콘텐츠 개발에 관심 유도, 비즈니스 활성화 등의 긍정성을 설명했다.

이어서 “위의 사례를 볼 때, 인천시도 정책적으로 마케팅 교육을 통한 기업의 역량 강화, 인천의 많은 제조와 유통기업과 콜라보레이션 사업 지원, 작품ㆍ제품ㆍ기획물의 콘텐츠 개발 등,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계획 속에 관리와 육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문화예술은 공산품 유통과는 다르다

윤종필 꾸물꾸물문화학교 대표는 ‘도모’의 사례를 듣고 고민하는 점을 토론했다. 윤 대표는 “윤택한 삶에 대한 사람들의 갈망은 높아져 있다. 그 삶의 범주 안에는 문화와 예술이 너무도 당연하다고 인식하지만, 창작자들이나 종사자들의 삶은 여전히 좋지 않다”고 한 뒤 “문화나 예술경영, 문화콘텐츠 진흥의 개념이 도입되고 학문적 연구와 교육, 제도적으로 다양한 문화예술 관련 기관들이 생겨나고 지원제도들이 만들어졌지만, 여전히 예술인의 삶과 거리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서 윤 대표는 지역 예술단체가 자생력을 논하기 이전에 지역에서 버티는 것 자체가 힘겨운 현실이지
만, 자생력을 갖추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사회적기업이나 상주단체 등, 지원제도가 존재한다. 문제는 이러한 지원이 유한적이기에 기간이 지나면 중단된다는 것이다. 사회적기업 지원은 ‘일정기간 자본이 투입되면 공장라인이 만들어지고 유통판로가 개척돼, 지원이 중단되더라도 자연스레 수익이 발생하고 자생적으로 운영할 수 있어야한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문화예술은 공산품을 생산해 유통하는 것과 가치가 다르다. 따라서 원천적으로 출발선이 다를 수밖에 없는데, 자본주의에서는 같은 선상에 놓고 경쟁할 것을 강제한다”고 꼬집었다.

인천메세나협회 발족으로 문화생태계 조성해야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김상원 인하대 문화경영학과 교수는 문화예술 후원(메세나)에 관한 고민을 던졌다.
메세나는 기업이 행하는 문화ㆍ예술ㆍ스포츠 등에 대한 지원활동을 말하며, 1967년 미국의 예술지원기업위원회 발족을 기점으로 한다. 미국에서 메세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을 기반으로 1970년대는 기부문화 형식으로, 1980년대는 기업의 장기적 투자와 연결하는 방식으로 발전했다. 국내의 메세나 활동은 한국기업메세나협의회가 창설된 1994년부터다. 국내 메세나 활동은 문화예술을 지원하는 사회공헌에 여전히 중점을 두고 있다.

최근 메세나 활동은 크게 두 가지 특성을 갖고 있는데, 하나는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인도적이고 공익적 활동이고, 다른 하나는 기업의 가치를 극대화하려는 문화경영적 성격이 강하다. 1990년대부터는 문화마케팅 전략의 일환으로 간주되기 시작했다.

김 교수는 “최근에 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지는 비용을 소모적 비용이라기보다는 기업을 혁신하고 기업 이익의 원천이 되는 활동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메세나 활동이 발전하고 있음에도 우리는 여전히 사회적 책임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고 한 뒤 “인천은 전통적으로 문화예술 기반이 약한 곳으로 간주된다. 서울과 지리적 인접성과 문화적 의존성이 그 원인으로 언급된다. 인천에서 문화예술계의 생태계를 조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문화융성의 기회를 만들기 위해 인천메세나협회 발족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 수많은 메세나 사례들이 언급되곤 하지만, 무엇보다 메세나 자체에 대한 연구와 이해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